2026년 3월 31일 화요일

‘윙어’ 양현준, 엄지성 윙백으로 세우고 전술은 공격적으로 안 바꾼 홍명보 감독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교체만 공격적인 선수로 한다고 경기력이 공격적으로 바뀌는 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러 오스트리아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씁쓸한 2연패를 받아들었다.

한국은 3-4-2-1 전형으로 나섰다. 손흥민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이재성과 이강인이 2선에 자리했다. 백승호와 김진규가 중원에, 이태석과 설영우가 윙백에 위치했고 김주성, 김민재, 이한범이 수비라인을 구축했으며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날 한국은 실질적으로 5-4-1에 가깝게 내려섰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온 이재성과 이강인이 전방압박을 하면 5-2-3 형태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수비 진영에서 두 줄 수비를 구축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오스트리아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오스트리아는 한국 수비 간격이 벌어질 때마다 중앙으로 공을 투입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공격은 꽤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상대적으로 측면이긴 했지만 오스트리아의 득점 장면도 한국 수비가 막지 못한 공간을 공략하며 만들어졌다. 후반 4분 오른쪽에서 스테판 포슈가 건넨 패스를 바움가르트너가 김태현의 마크를 버티며 흘리듯 건넸고, 속도를 살리며 쇄도한 크사버 슐라거가 올린 컷백을 마르셀 자비처가 원 터치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오스트리아보다 반 박자씩 느린 움직임으로 오스트리아의 득점을 바라봐야만 했다.

득점이 필요해진 홍 감독은 후반 18분 이재성, 김진규, 이태석을 빼고 황희찬, 홍현석, 양현준을 넣었다. 공격을 염두에 둔 교체였고, 특히 오른쪽 윙백에 양현준을 세운 판단이 그 의도를 잘 보여줬다. 후반 38분에는 왼쪽 윙백으로 설영우 대신 엄지성을 넣어 양쪽 윙백에 모두 윙어를 투입했다.

양현준(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엄지성(중앙 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양현준과 엄지성을 윙백으로 세운 판단 자체는 이상하지 않다. 양현준은 대표팀과 소속팀을 막론하고 윙백으로 실험받았고 그 역할을 꽤 잘 수행했다. 엄지성은 대표팀에 뽑힌 자원 중에는 양현준과 가장 플레이 스타일이 유사한 윙어였다. 앞선 코트디부아르전에도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양현준을, 후반 35분 엄지성을 윙백으로 교체 투입시켰다.

즉 홍 감독은 자신이 생각한 ‘플랜 B’를 이번 경기에서도 그대로 적용시킨 셈인데, 문제는 공격적인 윙백을 투입한 후에도 기본적인 전술 골자에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다. 윙어를 윙백으로 투입했으면 수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들을 공격적으로 배치하거나 공격 전환 과정에서 그들의 능력을 활용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양현준과 엄지성을 투입한 후에도 윙백 역할에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후반 들어 공격적으로 풀렸던 오른쪽에서는 양현준이 크로스를 시도하는 등의 모습이 있었지만, 엄지성에게는 공격적으로 활약할 만한 기회가 사실상 주어지지 않았다.

선수만 갈아끼우는 교체는 홍 감독이 2024년 대표팀에 부임한 뒤 줄곧 지적된 문제점이었다. 선수 교체 자체로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보이는데, 전술이 바뀌지 않으니 용병술이 삐걱거리기만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번에도 그 모습이 고스란히 반복됐다고 할 수 있다. 양현준과 엄지성을 윙백으로 세우고도 이전과 다른 공격 장면이 사실상 나오지 않았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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